가을이 머무는 창가에서 //이정하

봉서방 2020. 11. 11. 21:34

 

 

    그래 그렇게 슬픈 목소리로 울지 마
내 시월의 창들아 그 슬픈 눈으로
곱게 물든 은행잎을 바라보지 마
 
너의 흔들리는 그 눈빛으로
세상의 모든 빛을 끌 수 있다면
네 투명한 마음 속에
세상의 모든 풍경을 담을 수 있다면
 
나는 너에게 악수를 건네리
슬퍼하지 마 내 시월의 창들아



이렇게 넓은 세상 속에서
또 낙엽은 지고
연인들은 쓸쓸히 헤어지고
 
저만치서 이별과 절망의 발자국을 
뚜벅뚜벅 울리며 겨울은 걸어오고 있는데
 
이제 우리 두꺼운 외투를 하나씩 준비하자 
그대와 나의 오랜 이별을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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