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의흔적

봉서방 2019. 1. 31. 21:18

 

어느 날의 흔적


 


 

어린 시절 뛰놀던

동네에 가면

내 어린 날의 흔적들이

모두 다 없어졌다


개구리 잡고 메뚜기 잡던

논과 들에는 공단이 들어서고

연 날리고 뛰어다니던

둑길은 아스팔트가 깔렸다



흉허물 없이 벗어 던지고

멱 감던 개울에는

요즘 사람들 마음처럼

시커먼 폐수가 흐르고 있다


모두 다 없어졌다

친구도

초가집도

우물도

유년의 흔적들이

송두리째 사라졌다



살기에 바빠

하늘마저 뿌예져

어린 날의 그리움조차

안개 낀 채로 흐려져 있다





 

-글/용혜원 지음



'' 카테고리의 다른 글

어느날의 커피  (0) 2019.03.16
좋은친구 10가지  (0) 2019.03.11
눈이 내리는 날 / 용혜원  (0) 2019.01.28
사람 하나 만나고 싶다.(백창우)  (0) 2019.01.20
겨울이 그려준 하얀 보고픔  (0) 2019.01.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