벗 하나 있었으면

봉서방 2018. 4. 24. 21:46



벗 하나 있었으면 
 

 

 


마음 울적할 때
저녁 강물같은
벗 하나 있었으면


 



날이 저무는데
마음 산그리메처럼 어두워 올 때
내 그림자를 안고 조용히 흐르는
강물같은 친구하나 있었으면
울리지 않는 악기처럼
마음이 비어 있을 때
낮은 소리로 내게 오는
벗 하나 있었으면


 



그와 함께 노래가 되어
들애 가득 번지는 벗 하나 있었으면
오늘도 어제처럼
고개를 다 못 넘고 지쳐 있는데
달빛으로 다가와
등을 쓰다듬어 주는 벗 하나 있었으면
그와 함께라면 칠흑속에서도
다시 먼길 갈 수 있는
벗 하나 있었으면


 



 

ㅡ도종환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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