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친구에게
나무가 네게 걸어오지 않고서도
많은 말을 건네주듯이
보고 싶은 친구야
그토록 먼 곳에 있으면서도
다정한 목소리로 나를 부르는 너를
어떻게 잊을 수 있겠니?
겨울을 잘 이겨냈기에
즐거이 새 봄을 맞는
한 그루 나무처럼 슬기로운 눈빛으로
나를 지켜주는 너에게
오늘은 나도 편지를 써야겠구나
네가 잎이 무성한 나무일 때
나는 그 가슴에 둥지를 트는
한 마리 새가 되는 이야기를
네가 하늘만큼 나를 보고 싶어할 때
한 편의 시로 엮어 보내면
너는 너를 보듯이 나를 생각하고
나는 나를 보듯이 너를 생각하겠지?
보고 싶은 친구야!!
(이해인·수녀 시인, 1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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