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이 흘러가는 소리

봉서방 2024. 11. 4. 17:53

 

세월이 흘러가는 소리

 

물소리 바람소리에 귀기울여 보라.

 

그것은 우주의 맥박이고

 

세월이 흘러가는 소리이고

 

우리가 살만큼 살다가

 

갈 곳이 어디인가를

 

소리 없는 소리로 깨우쳐줄 것이다.

 

 

이끼 낀 기와지붕 위로 열린

 

푸른 하늘도 한번쯤 쳐다봐라.

 

산마루에 걸린 구름,

 

숲 속에 서린 안개에 눈을 줘보라.

 

그리고 시냇가에 가서 맑게 흐르는

 

시냇물에 발을 담가보라.

 

 

차고 부드러운 그 흐름을 통해

 

더덕더덕 끼여 있는

 

먼지와 번뇌와 망상도 함께

 

말끔히 씻겨질 것이다.

 

 

출처 : 법정 스님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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