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누군가 내 안에서 -이해인-
봉서방
2018. 5. 18. 22:50
누군가 내 안에서
누군가 내 안에서
기침을 하고 있다.
겨울나무처럼 쓸쓸하고
정직한 한 사람이 서 있다.
그는 목 쉰 채로
나를 부르지만
나는 선 듯 대답을 못해
하늘만 보는 막막함이여
내가 그를
외롭게 한 것일까
그가 나를
아프게 한 것일까
겸허한 그 사람은
내 안에서
기침을 계속하고
나는 더욱 할 말이 없어지는
막막함이여
ㅡ이해인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