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서방 2025. 3. 27. 20:31

* 내 돈 ​*

70 가까운 한 노인은 평생 동안 악착같이 돈을 벌어서 쓸 일만 남았는데,

자기도 모르게 잠을 자다가 영영 잠들어 버렸습니다.

잠에서 깨면서 여기가 어디지? 내 집이 아닌거 같은데~.

칼을 든 무서운 존재가 말해 줍니다.

여기는 저승이다. 뭐시라? 저승? 난 아직 저승에 올 때가 안 되었는데~,

부자 노인은 염라대왕에게 눈물로 애걸복걸 하소연 합니다 ~~~~~~~~~~

 

염라대왕님. 소인은 자다가 우째 여기 왔는가 본데, 예정에 없던 일입니다.

하오니 돌려 보내 주십시오. 모르고 여기까지 왔습니다.

너무 억울합니다. ​

염라대왕이 대답했다.

 

그것도 너의 운명이니라.

아이구 염라대왕님, 운명이고 나발이고

가족과 고별 인사할 시간도 없고, 재산 정리도 못했습니다.

어떨결에 왔나 봅니다.

실수인듯 하오니 취소시켜 주십시오.

벌어 놓은 돈이라도 좀 쓰고 올 시간을 딱 일 년만 좀 주십시오.

돈을 벌게 했으면 쓸 시간도 주어야지 얍삽하게 자는 사람을 데려 오다니 이게 뭡니까? ​

 

내가 너에게 세 번이나 돈 쓸 기회도 주지 않았느냐? ​

 

언제요? 눈치 코치라도 주셨나요? ​

 

니 말대로 눈치 코치 줄 때마다 너는 이게 아닌데,

아닌데 하면서 변장만 자꾸 하지 않았느냐? ​

 

그게 뭔데요? 언제요?​

첫 번째는, 세상 떠날 날이 가까우니 일찍부터 준비하라고,

너의 검은 머리를 흰색으로 신호를 주지 않았더냐?

그랬더니 너는 까만 색으로 먹칠을 해대더구나. ​

두 번째는​ 니 시력이 나빠져서 앞이 잘 보이지 않도록 만드니까,

안경이니 콘텍이니 변장해서 젊은 척만 하더구나. ​

세 번째는,​ 좀 덜 먹고 몸도 줄여서 세상 살이 끝날 날을 대비하라고,

치아를 흔들거리게 했더니, 너는 임플란트니 틀니니 하면서 또 나를 속이더구나.

네 번째는,​ 번 돈 쓰고 싶으면 써라.

무릎 아프면 걷지도 못 하노라 하고 관절을 아프게 했더니,

인공관절이란 걸로 또 변장을 하더구나.

​ 대왕 왈~,​

이렇게 확실하게 눈치도 주고 코치도 주었는데도 무엇이 그리 억울하냐? ​

 

노인 왈,

억울하다마다요.

그건 세상 사람들 누구나 다 하는 유행입니다.

유행, 대왕께서도 쫀쫀하게 뭘 그것 갖고 따지기는 따지십니까?

 

대왕 왈~,

 

다섯 번째는​ 너의 체력이 달려서 일할 때 젊을 때보다 몹시 힘이 들지 않더냐?

그건 죽을 날이 문 앞에 온 줄 알라고 경고했지만,

너는 영양제니 보약이니 하는 걸로 또 수명 연장전을 노리더구나.

 

아니 대왕님, 그런 건 확실하게 구두로, 말로 해야지

소인이 그걸 어찌 알 수가 있나요?

아무래도 자는 사람 끌고 오는 방법은 너무 비겁하지 않나요? ​

 

염라대왕 왈~,

 

그럼 너는 가난한 사람을 도운 선한 일은 있느냐?

 

없습니다.

가난한 인간들은 게으른 탓인데, 그런 인간들을 왜 도와 줍니까?

 

어려운 사람을 도운 돈도 자신을 위해 쓴 돈으로 인정해 주련만,

너는 그것도 하나 없구나.

너는 소처럼 일했지만 돼지처럼 살았구나.

돈이 아까워서 벌벌 떠는 소인배로 살았으면서

무신 이유가 그리 많으냐?

자기 잘못을 대왕한테 떠넘기는 배짱 좋고 뻔뻔스런 놈은

또 처음이구나.

너는 일하는 걸 좋아 했으니 저승에서도 열심히 일하는 황소가 되어 살거라

. 이상으로 판결 끝 ~,

 

그러자 노인 왈~,

 

아이구 아까워라 내 돈, 내 돈, 뼈빠지게 버느라고 고생만 죽어라고 했는데,

100만 원 짜리 옷도 한번 못 입어 보고,

해외여행도 한번 몬 가보고~,

아이고 억울하고 아까워라.

아이고 아깝고 원통해라. ​

 

누군가 만든 이야기지만,

공감되지 않습니까?

내 돈이란~.​

내가 살아있는 동안 쓰고 가는 돈만 내 돈이라고 하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