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를 떠나 한번쯤 읽어 보실만한 글입니다.나를 돌아보는 글"

봉서방 2023. 7. 5. 21:42
종교를 떠나 한번쯤 읽어 보실만한 글입니다.
나를 돌아보는 글"

 

옛날 어느 큰절 앞에
절에서 법회를 하는
날이면,
아침 일찍
절입구에 초라한 거지
한 사람이 구걸을 하는
것이었다.
그 거지는
절을 찾아 들어가는
신도들을 향하여
한푼만
보태달라고 사정을 하였지만
어느 누구도 그를 거들떠
보지도 않았다.
그렇게
오랜 시간이 흐르고
어느날,
그 절에서
관음전 낙성식이 있는 날
그 날은
새로운 주지스님이
소임을 받고 그 절로 온다는
소문이 파다했다.
그러나,
어느 누구도 새로운
주지스님에 대하여 아는
사람이 없었다.
이윽고,
낙성식 겸 주지 스님이
부임 하는 날,
항상 절 앞에서
구걸을 하던 거지가
법당 안으로 들어서자,
나가라고,
오늘은 큰 행사가 있다고,
이구동성으로 내 쫓는
것이었다.
화를 내며 나가라고
고함치는 사람도 있었다.
이윽고
행사가 진행 되는데
새로 오신다는 주지스님의
모습은 보이지 않고,
많은 신도들이
술렁이기 시작을 하자,
거지 차림의
그 남자가 사람들 사이를
헤집고 앞으로 나가더니
법석에 앉는 것이었다.
사람들이
아우성을 치면서
"누가 저 사람
좀 끌어 내라고" 고함치며
장내가 아수랑장이 되자,
거지가
법석에 앉아
요지부동의 자세로
많은 사람들을 향하여
한마디를 던진다.
"이 중에
참 불자 누구인가?
이 중에
바른 눈을 가진 자
누구인가?
이 중에
보시 바리밀을
하는 자 누구인가?
이 중에
육바라밀을
배운 자 누구인가?"
그리고
말을 잇는다.
"내가 이 절에
소임을 맡은 새로운
주지올시다.
여러분들이
과연 부처님의 제자라
할 수 있는가?
여러분들은
차림새로 사람을
판단하면서
참사람 보는
지혜의 눈도 못 뜨고
무슨 부처님전에
공양을 올리면서 복을
구한다는 말인가?
부처님과 거래를
하러 오는 사람이지.
어떻게
불공을 드리러 오는
사람이라 하겠는가?
부처님께 절하면서
뭐, 뭐 잘 되게나 해 달라고
하는 것이,
바로 부처님께
거래를 하자는 행동이다.
내가 오늘
찾아와 기도 했으니
내가 소원 하는 것을
들어 달라고,
부처님과
거래를 하려는 자가
어찌 불제자가 될 수
있겠는가?"
"나는 거의
달포 가까이 이 절
일주문 앞에서 여러분들에게
거지 행색을 하고
구걸을 해 보았지만
어느 누구도 나에게
따뜻한 말 한마디,
그리고
돈 한 푼 기꺼이 내 놓은
사람이 있었던가?
복 짓는
일도 하지 않으면서
무조건 부처님전에
찾아와,
잘 되게만
해 달라고 하니
그게 거래가 아니고
무엇인가?
부처님께서는
그런 조건부 거래하라고
하시는 게 아니라,
살아오면서
전생부터 금생에
이르기까지 지은,
알게 모르게
쌓인 업보를 참회하라
하셨거늘,
그 일은
내 팽개치고
그냥 잘 되게만 해 달라고
해서는 불자가 아니다"
라고 하자,
어떤 이는 울고,
어떤 이는 가슴을 치고,
어떤 이는 법당을 살며시
빠져 나와 줄행랑을
치는 것이었다.
나 자신도
외모와 조건으로
사람의 인격을 나누고
이기적인 삶을 살고 있는
것은 아닌지..
오늘도 한 번쯤 뒤돌아보는
시간이 되길 바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