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시 하나

봉서방 2021. 11. 3. 21:22

홍시 하나 / 시: 이춘효 -

보기도 전에

입맛 다시게 하는 요리처럼

맛보지 않아도 알 수 있는

오늘의 당신은

홍시의 모습으로 오는 군요

 

아무렇게나 터져버리지 않으려고

끝물의 흐느낌이 묻어나올 것 같은

흰 구름을 배경으로 깔고 아직은

약간 젖은 채로 발랄하군요

 

마른가지에 살을 붙이듯

떨어지는 것도

매달리는 것도

간절히 품는 꼭지처럼

당신과 나,

영원히 끝나지 않을 이야기를

갖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