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월의 당신에게 띄우는 편지 ]

봉서방 2021. 7. 4. 20:40

[​ 7월의  당신에게  띄우는 편지 ]

 

 



​                        이     채




​묵묵히 견뎌내는 당신의 땀방울을 사랑합니다

구릿빛 얼굴에 짠  내음의 소금기가

당신의 울타리 안에서 기쁨의 샘터가 되고

가지마다 가득 찬 보람의 열매들이

하나 둘씩 영글어가는 소리

싱싱하도록 젊은 7월의 숲에서 나팔소리가 들립니다.





7월의 태양처럼

뜨거운 열정이 있을 때

무엇이든 할 수 있는 일을 하세요

일과 사랑,그리고 당신이 소망하는 것들

미래의 동산에 꿈나무를 심고 가꾸는 사람의 밭에는

포기나 절망은 하루도 살 수 없는 땅일 겁니다.





보리수 그늘 아래에 서서

내 마음의 작은 하늘을 열고

석가가 다녀감 직한 명상의 집을 짓습니다

행복은 하늘이 아니고

하늘 아래에 사는 연한 잎새들의 흔들림 같은 것

그 잎새 사이로 노래하는 산새들의 지저귐 같은 것




은구슬 빛 햇살에 아침부터 살갗이 덥습니다

지붕 위에 호박 덩쿨이 성큼 커벼렸군요

당신의 땀방울 수만큼

빨갛게 익어가는 보리수 열매들,그리고 또

호젓한 물가,아버지를 닮은 한 그루의 나무를 떠올리며

꿋꿋이 살아가는 7월의 당신에게 푸른 편지를 띄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