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분일기

봉서방 2021. 3. 8. 22:04

 

바람이 불 듯 말 듯

꽃이 필 듯 말 듯

 

해미다3월 21일은

파밭의 흙줌 찍어다가

내가 처음으로

시를 쓰느 날입니다

밤과 낮의 길이가

똑같다구요?

 

모든 이에게

골고루 사랑을 나누어주는

봄 햇살 엄마가 되고 싶다고

 

춘분처럼

밤닞 길이 똑같아서 공평한

세상의 누이가 되고 싶다고

일기에 섰습니다

아직 겨울이 숨어 있는

꽃샘바람에

설레며 피어나는

내 마음의 춘란 한 송이

 

오늘따라

은은하고

어여쁨니다

 

♣ 이 혜 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