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여리지만 아름답습니다 ---정용철
봉서방
2020. 2. 3. 21:08
여리지만 아름답습니다
자주 옷을 빨면 쉽게 해진다는 말에
빨려고 내놓은 옷을 다시 입는 남편의 마음은
여리지만 아름답습니다.
일어나야 할 시간인데도 곤히 자고 있는
남편을 보면서 깨울까 말까 망설이며 몇번씩
시계를 보는 아내의 마음은
여리지만 아름답습니다.
꽃 한 송이 꺽어다 화병에 꽂고 싶지만
이제 막 물이 오르는 나무가 슬퍼할까
꽃만 쓰다듬다 빈손으로 돌아오는
딸아이의 마음은
여리지만 아름답습니다.
옷가게에 가서 어울리지 않는 옷 한번 입어 보고는
그냥 나오지 못해 서성이며 머리를
긁적이는 아들의 마음은
여리지만 아름답습니다.
봄비에 젖어 무거워진 꽃잎이 불어오는 바람에
떨어질까 봐 물기를 조심스럽게 후후 불어내는
소녀의 마음은 여리지만 아름답습니다.
'사랑한다'고 말해 버린 그 한마디 말 때문에
헤어지고 싶지만 떠나지 못한체 약속 장소로
향하는 여인의 마음은
여리지만 아름답습니다.
아이의 거짓말에 회초리를 들었지만
매 맞는 아이보다 가슴이 더 아파 회초리를
내던지고 아이를 끌어안는 어머니의 마음은
여리지만 아름답습니다.
가볍게 업을 수 있지만 업어 주면 몸이 더 약해져
다시는 외출을 못하실까 봐,
등굽은 어머니의 작고 힘겨운 보폭을 맞추어 걷는
아들의 마음은 여리지만 아름답습니다.
자주 옷을 빨면 쉽게 해진다는 말에
빨려고 내놓은 옷을 다시 입는 남편의 마음은
여리지만 아름답습니다.
일어나야 할 시간인데도 곤히 자고 있는
남편을 보면서 깨울까 말까 망설이며 몇번씩
시계를 보는 아내의 마음은
여리지만 아름답습니다.
꽃 한 송이 꺽어다 화병에 꽂고 싶지만
이제 막 물이 오르는 나무가 슬퍼할까
꽃만 쓰다듬다 빈손으로 돌아오는
딸아이의 마음은
여리지만 아름답습니다.
옷가게에 가서 어울리지 않는 옷 한번 입어 보고는
그냥 나오지 못해 서성이며 머리를
긁적이는 아들의 마음은
여리지만 아름답습니다.
봄비에 젖어 무거워진 꽃잎이 불어오는 바람에
떨어질까 봐 물기를 조심스럽게 후후 불어내는
소녀의 마음은 여리지만 아름답습니다.
'사랑한다'고 말해 버린 그 한마디 말 때문에
헤어지고 싶지만 떠나지 못한체 약속 장소로
향하는 여인의 마음은
여리지만 아름답습니다.
아이의 거짓말에 회초리를 들었지만
매 맞는 아이보다 가슴이 더 아파 회초리를
내던지고 아이를 끌어안는 어머니의 마음은
여리지만 아름답습니다.
가볍게 업을 수 있지만 업어 주면 몸이 더 약해져
다시는 외출을 못하실까 봐,
등굽은 어머니의 작고 힘겨운 보폭을 맞추어 걷는
아들의 마음은 여리지만 아름답습니다.
글:정용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