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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 떠날때
봉서방
2019. 11. 27. 21:25
가을이 떠날때
가을이 옷조차 다 벗고 떠나려
뒷모습조차 안 보이자
겨울이 손바닥을 펴
찬바람을 풉니다
겨울을 알리는 바람이
나뭇가지를 몸서리치도록 흔들어놓습니다
가을은 떠나가기가 싫어
몇 번이나 가을비로 눈물을 흘리지만
눈물을 흘리면 흘릴수록
이별의 아픔은 더 가까이 다가옵니다
가을이 떠날 때
나무들은 꽃피울 봄을 위하여
맨몸으로 추운 겨울밤의 고독과 싸우기 위하여
치열한 전투를 시작합니다
- 용혜원 「가을이 남기고 간 이야』중에서